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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이른 새벽, 갑자기 눈앞이 빙글빙글
"작년 말 코로나 때문에 일주일의 격리 후 맞이한 고요한 첫 새벽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갑자기 눈앞 광경이 갑자기 빙글빙글 돌며 구역질이 났습니다. 다시 일어나려고 했지만, 어지러움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태어나서 겪어본 고통 중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이 일은 실제로 작년에 저에게 일어났던 일입니다.
그날 저는 영문을 모른 채 가족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었고, 의사 선생님은 아무래도 '이석증' 같다는 소견을 내렸습니다. 다행스럽게 의사 선생님의 신속한 응급 처치로 거의 죽다 살아난 저는 다시는 이 증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 그날 새벽의 기억, '이석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석증이 무엇인지, 그리고 증상에 대해
이석증(Benign paroxysmal vertigo)의 정식 명칭은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입니다. 우리 몸의 양쪽 귀 내부에는 신체의 회전과 기울어짐, 가속도 등을 감지하여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전정기관이 존재합니다. 이 전정기관 내부의 벽에는 칼륨 성분의 '이석'이 자리 잡고 있고, 이석의 움직임을 통해 신체의 운동 변화를 감지합니다.
그러나 머리에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이나 신체적 이상으로 인해 이석이 제 자리를 이탈하여 반고리관으로 흘러 들어가면 신경을 계속 건드려 심한 어지러움을 유발하게 됩니다.
제 경험을 잠시 말씀드리면 어지러움의 강도는 술을 많이 먹거나 제자리 돌기를 심하게 한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도가 심했습니다. 또한 어지러움의 방향은 제자리 돌기를 했을 때와는 다르게 눈앞의 사물이 시계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어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누워 있거나 혹은 머리를 움직이는 자세에 따라 어지러움의 강도가 차이가 나기도 하고, 심할 경우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만큼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구토와 멀미가 동반되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합니다.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오는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바이러스 감염, 외부 충격, 골밀도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이석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제 경우 코로나 감염 후 이석증 증상이 발생한 경우인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급격히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석증의 진단과 치료법
이석증은 보통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수 주 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 기간이 어지러움 등의 증상으로 고통스러울 뿐입니다. 그래서 어지러운 증상이 심할 때는 병원을 방문해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석증 증상이 발현되어 병원을 방문하면 담당 의사는 환자를 눕게 한 후 누운 방향을 바꾸게 하거나, 머리 방향을 갑자기 바뀌게 합니다.
이는 환자의 자세 변화에 따른 동공의 흔들림의 정도와 방향을 본 후, 어느 귀의 전정기관에서 이석이 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심한 어지러움과 구토를 유발하기 때문에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제 경우도 이 진단 과정이 제일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양쪽 귀 중 어느 귀의 전정기관에서 이석이 떨어졌는지 확인이 되면 본격적으로 물리적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석증의 물리적 치료를 쉽게 말하면 떨어진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입니다. 비록 떨어진 이석을 전정기관에 다시 붙이지는 못하지만, 반고리관에서 빠져나오게 해야만 어지러움을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석증의 물리적 치료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에플리 이석 교정술이 있습니다. 이 치료법은 머리 위치를 변화시켜 반고리관 내 이석을 전정기관으로 이동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몇몇 이석 교정술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통 치료 시 몇 번 반복하게 되는데, 저 또한 응급실에서 이 방법을 통해 대부분의 증상을 해결했습니다.
경우에 따라 약물도 사용되기는 하나 이석증을 직접적으로 치료하기보다는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다소 완화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물리적 치료법인 이석 교정술이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석 교정술을 통해 이석을 제 자리로 돌려 놓더라도 매우 작은 이석 파편이 반고리관 속의 림프액에 남아있게 되면, 신경을 계속 자극하여 어지러운 증상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석 파편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치료 후 일정 시간 동안은 머리를 갑자기 회전하거나, 머리를 깊이 숙이거나 뒤로 젖히기, 혹은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등의 갑작스러운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석증의 재발을 줄이는 방법
이석증은 생각보다 재발의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재발하더라도 이석 교정술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증상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지러움의 강도와 고통이 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다시 이석증이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을 정도로 괴로운 질병이기도 합니다.
이석증의 재발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먼저 충분한 비타민 D 섭취가 있습니다. 비타민 D는 이석의 주요 성분인 칼슘을 흡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평소에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는 이석증이 발생한 반대 방향으로 누워 잠을 자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적당한 운동입니다.
적당히 운동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을 비교할 때, 운동하지 않는 경우가 이석증 재발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이석증에 걸린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증상인 어지러움의 강도가 배멀미의 몇십 배는 될 정도로 괴롭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평소 건강 관리를 잘 하셔서 이석증이라는 괴로운 병에 걸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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